인터넷 정산헌


 

 

 

 

 

 

 

sitemap    home    guestbook


Copyright (c) 2004  Jeongsan.  All rights reserved.

Contact 3syk@naver.com for more information.

HOME>ESSAY>Marathon Essay

    ESSAY

   Marathon Essay - 백오리 여행기


  
 정산(2009-11-05 14:43:08, Hit : 2506
 중앙마라톤-酒, 走의 구족

2009중앙마라톤

 


중앙마라톤-酒, 走의 구족

 

2009.11.01 08:00


11월 초하룻날은 달리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다. 사회자 배동성은 오세훈을 서울의 공기를 깨끗하게 한 시장으로 소개한다. 시장은 서울의 공기를 더 깨끗하게 하겠다고 말한다. 공기가 작년 보다 많이 좋아진 건 천연가스 버스 때문이다. 비가 그친 아침엔 대기는 청량하고, 하늘은 흐리고 바람은 적당하다.

 

소변이 마려운 상태로 출발한다. 2km쯤 지나자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무리들과 같이 오줌을 눈다. 오줌은 장시간 장강대하를 이루며 흐른다. 오줌은 노폐물이 걸러진 깨끗한 정수라고도 하고, 노폐물이 가득한 배설물이라고도 한다. 오줌을 먹는 요로법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줌은 신부전의 아버님을 생각하게도 한다.

17km 에서는 그 분(?)이 오는 신호가 있다. 주유소의 남자 화장실로 급히 간다. 설사다. 술 마신 다음 날에 설사다.

좁은 부스에서 일을 보는데 옆 부스의 런너가 도움을 청한다. "휴지가 없는데 좀 주시면 안될까요?" "허, 허, 참, 저도 1인분 밖에 없는데 어떡하죠?" "조금만 주시면 안 될까요?" "조금은 가능한데...조심해서 잘 하세요" " 선생님도 조심하세요. 5km를 참고 왔는데...시원합니다."

몇 장 뿐인 주유소 화장지가 요긴하게 쓰였다. 잔변이 있는 듯 하지만 일을 끝낸다. 좁은 부스에서 서로는 낭패가 없었다. 땀의 열기가 식고, 잠시 휴식이 된 듯하니 이제 달리기만 하면 될 듯하다.
 

깨끗한 공기에 적당한 바람이 기분을 상큼하게 한다. 마라톤을 위한 날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오늘은 대회 날씨 중에서 제일 좋은 날로 기억될 것이다.

보도에는 노란 은행잎이 날리고, 차도에는 검은 케냐 군단들이 질주한다. 선두 그룹은 아프리카 야생동물처럼 선도차와 일정한 간격으로 가벼이 달리고, 2위 그룹들은 한참 떨어져 힘들게 달리고 있다. 케냐, 그들만의 리그다. 마라톤의 3요소가 날씨, 코스, 컨디션인데 그들에게서 좋은 기록을 기대한다.

 

하루 전 날, 10월의 마지막 날, 스산한 가을비가 내렸다. 장모님, 큰동서, 큰처형과 오랫만에 만났다. 여든 셋의 장모님께선 혼자 부산에 사시겠다고 하고, 자식들은 이제는 서울로 올라 오시라고 한다. 혼자 사는 게 자식을 편하게 하는 거라는 노인의 말과 혼자 사는 게 자식이 더 신경 쓰게 된다는 자식들의 이야기가 오고 가고, 배갈 잔이 오고 간다. 장모님은 와파린을 복용하신 후 자신이 없다. 불가리아의 어느 장수촌은 병원이 없다. 아프면 소금물로 헹구고 나을 때까지 기다린다고 한다. 기다리는 것은 원시적이며 자연치유의 체험에 근거한다. 그곳엔 나이 많은 자식이 부모와 같이 살고, 부모는 자식을 믿으면서 장수한다고 한다. 우리는 농경사회를 탈피했다고 노인과 같이 살지 않는다.

오리고기에 고량주의 로딩이 과하다. 장모님과 큰동서는 일요일 아침에 비가 오면 달리지 마라 하고, 나는 비와 주(酒)를 핑계로 그러마 했다. 밤 시간에 숙취와 기갈이 있었고,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고 나뭇잎이 낙엽이 되었다.
 

수요일은 중국집에서 산벗들과 고량주를 마셨고, 목요일은 학교 친구들과 삼겹살에 소주와 빈대떡에 막걸리를 마셨고, 토요일은 친척과 마셨다. 주(周)중에 주(酒)를 연이어 하였으니 예상대로 주(走)가 힘들어진다. 주선일미(走禪一味)를 등에 붙이고 지나가는 런너가 웃으며 추월한다. 선의 경지는 고통(?)인지, 달리면서 한소식을 접한다는 말인지...

주주일미(走酒一味)를 말한 사람도 있다. 30km부터 런너스하이, 런너스 하이라고 속으로 리듬을 맞추며 달린다. 酒를 핑계로 걷다가 酒를 핑계하지 않으려고 달리며, 35km부터는 힘을 낸다. 3시간55분 동안 走위에 있었다. 酒의 반응은 정확했고 走는 조야했다. 혹자는 走가 酒를 이겼다고 웃는다.

알코올에 장악 당한 지친 육체를 영접하는 자원봉사 학생들이 계속 수고 했다고 말한다. 지속走가 없었고, 지속酒덕분에 힘든 완주를 한 그 불편한 진실을 서브-4는 알고 있다. 대회를 앞두고 일주일 정도는 인터벌酒,  지속酒, 파트렉酒, 언덕훈련酒를 삼가야 두 다리가 이룩하는 경이의 세계에 이를 텐데... 마라톤 후에는 막걸리로 목을 축이는 조깅酒가 생각난다.


달리기 전에 한흥기, 한순남과 만나고, 달리면서 최영신에게 건포도를 얻어 먹고, 사마클 김창업에게 힘!을 외쳐주고, 종학형과 이수사를 만나고, 골인하고 범섭형을 만났다. 달린 후 이기영과 이경무를 만나고, 종복형과 이영희, 박홍구, 유난희를 만났다.


만다고는 개인최고 기록이 2시간06분53초, 라라발은 2시간09분13초, 38km부터 각축을 벌이다가 100m 직선주로에서 1초 차이로 라라발이 우승했다. 2시간 09분 00초. 70000불의 상금을 획득했고, 만다고는 30000불을 획득했다. 중앙서울마라톤 사상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남게 됐다고 신문은 전한다. 
라라발은 케냐의 이봉주로 늦깎이 마라토너였다. 그는 대회 참가 선수 중 가장 좋은 하프 기록(59분26초)을 보유했지만 풀코스는 올 3월 데뷔전이었던 파리마라톤에서 2시간9분13초로 12위에 올랐을 뿐이었다. 7개월 만에 개인 최고기록을 13초 줄여 생애 첫 우승을 했다.
23살 때 하프 마라톤에 입문했지만 20대 중반까지만 해도 별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훈련이 너무 힘들어 흥미가 없었다. 하지만 2007년 베를린하프마라톤에서 1시간 벽을 깨 2위에 오르면서 탄력이 붙었다”고 말했다. 라라발의 다음 목표는 2시간5분대 진입이라는데 하프 기록이 좋은 그를 지켜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그는 “첫 우승을 한 중앙서울마라톤은 환상적이었고 나의 전성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고 말했다.

 

몇 시간 후에 뉴욕의 마라톤대회에서 한국의 이지선과 김황태가 완주했다. 안면 화상을 입었던 이지선, 양팔이 없는 김황태, 이지선은 화상으로 피부호흡을 할 수 없어 금방 지친다고 했다. 그녀는 7시간22분에 걷다 쉬다 울다 다시 달려 골인했다고 한다. 김황태는 잘 달렸을 것이다.

 

수요일, 병원에선 아버님께 고통스런 처방을 내렸다. 

오줌도 잘 누고, 똥도 잘 누고, 술도 마시고, 달리기도 할 수 있는 구족함에 나는 어찌 작은 불만을 말하겠는가.

 

 

 

 


2009.11.5 정산

 




명사십리 오늘은 여러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구족함이라는 것. 누릴 수 있는 것과 보내야 하는 것을 알고 나면 한 두 가지 없어도 아쉽지 않지요. 酒와 走에 얽힌 인연들을 생각하면 큰 욕심이 많이 가라앉습니다. 아버님께 내려진 처방에 가호가 있기를 바랍니다
[2009-11-06]
정제용 여주로 향하는 길에서 형님들과 나누었던 노년의 삶에 대한 이야기.
장모님과 아버님의 모습을 담담히 얘기하시며 솔직한 마음을 보여주셨던 기억들
요즈음 입 퇴원을 하시는 노모를 보며 때로는 가슴아프고 때로는 이기적인 제 모습을
느껴봅니다. 희망이 없는 죽음을 향하는 길 , 그저 서로 서로 조금 편하였으면 합니다만...
형님과 酒를 하면 제 마음의 근심을 좀 더 관조할 수 있어 좋습니다.

혈액 투석이 시작되면 여러모로 어려워지실텐데 ...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如如하시기를.....
[2009-11-07]
정산 노인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악화되는 정도를 지연시키는 처방으로 약이 추가 되니 보호자는 답답합니다.
투약은 가혹하고 호전되지 않고 진행은 진행대로... 그대로...
어쩌겠습니까?

제용씨, 가까이에 환자를 둔 큰아들의 무거운 마음을 위로합니다.
아프시기 전처럼...항장곡(恒藏曲)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09-11-09]  
정제용 외아드님은 어찌하시고요

남은 인생동안 항시 죽음을 생각하며 항장곡(恒藏曲), 不賣香 할 수 있을까요?

저같은 소인배에게 지나친 욕심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형님 덕분에 좋은 싯구 보게 되었네요.

죽엽청주가 생각나는 초겨울 밤입니다.
[2009-11-10]


66  2010년 춘천마라톤-펀런이라는 미명 [3]  정산 2010/10/27 5798
65  통영 여행과 마라톤 [3]  정산 2009/12/08 4835
64  선양 피톤치드 마라톤-秋景의 玩賞  정산 2009/11/17 2520
 중앙마라톤-酒, 走의 구족 [4]  정산 2009/11/05 2506
62  09년 춘천마라톤-유사마라톤의 행복 [2]  정산 2009/10/30 2578
61  사천 노을 마라톤 - 바다에서 단상  정산 2009/09/16 2662
60  서울-춘천 고속도로 개통 기념 마라톤 [2]  정산 2009/07/17 2290
59  5산종주- 미완과 두려움 [3]  정산 2009/06/24 1862
58  소아암 환우 돕기 마라톤 [3]  정산 2009/05/09 1926
57  오마이뉴스 강화 바다사랑 마라톤대회 [2]  정산 2009/04/23 2009
56  Let's Goyang 중앙마라톤-도시 풍경들  정산 2009/04/03 2897
55  40번째 완주-동아마라톤 [3]  정산 2009/03/17 1834
54  마스터스 챌린지 마라톤-한강에서  정산 2009/02/25 3725
53  고성 마라톤-바다 여행  정산 2009/01/13 3561
52  중앙마라톤-다음에 더 잘 달리고 싶다 [2]  정산 2008/11/04 3754
51  춘천마라톤-記錄과 記憶 [4]  정산 2008/10/27 3692
50  양구DMZ 마라톤 참가기-통닭이 되다 [2]  정산 2008/08/12 4042
49  5산종주 산악울트라마라톤 [4]  정산 2008/06/16 3725
48  35번째 마라톤의 벽-동아마라톤 [2]  정산 2008/03/18 3712
47  34번째 마라톤- 춘천마라톤 [2]  정산 2007/10/30 3722
 
  1 [2][3][4]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인터넷 정산헌

sitemap    home    guestbook


Copyright (c) 2004  Jeongsan.  All rights reserved.

Contact 3syk@naver.com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