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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athon Essay - 백오리 여행기


  
 정산(2008-06-16 15:01:58, Hit : 4026
 5산종주 산악울트라마라톤

5산종주 산악울트라마라톤

제6회 5산종주 산악울트라마라톤

2008-06-15

 

금요일부터 아내가 심한 몸살로 꼼짝을 하지 못한다. 토요일 일찍 퇴근하면서 약을 사가지고 왔다. 약을 먹고 아내는 깊은 잠에 빠져 있다.

샤워를 하면서 나는 5산에 갈 수 없구나. 서울을 병풍처럼 둘러 싸고 있는 다섯 산의 정상과 주능선의 아득한 길을 밟아보는 일은 다음으로 미뤄야 겠구나.

8시가 넘어서 아내는 한결 좋아졌다. 나는 산에 간다 안간다 말하지 않고 익숙하지 않은 설거지를 했다.

아내는 힘없는 목소리로 5산에 몇 시에 출발하느냐고 물어 본다.

가야 하나? 가지 말아야 하나?

배낭을 단출하게 꾸렸다. 아픈 사람을 두고 일요일 새벽에 김치찌개로 밥을 먹고 1시반에 집을 나선다.

 

50키로가 채 안될 것 같은데 굳이 67키로를 수정하지 않는 이유는 아득한 먼거리의 성취감을 줄이지 않으려는 마음일 것이다.

작년에 월파와 맛보기로 3산만 하고, 올해 성원형님과 2산을 했다. 작년에 3산이 꽤 힘들었다.

회사일이 조금 덜 바빳으면 몇 가지 훈련이 더해 졌을테고 자신감이 조금 더 있겠지만 현재의 내 체력으로는 자신이 없다. 그야말로 평소의 실력으로 부딪히는 것이니 무모하기도 하다.

 

6월 15일 새벽 4시, 전국의 고수들이 대거 참가하여 무쇠같은 체력들을 뽐내는 중간 그룹에서 새벽길을 출발한다.

몸을 조심스럽게 조절하면서 걷고, 뛰고, 먹고, 마시고, 쉬면서 10시간을 보냈다.

중간에 고맙게 은미님과 월파의 응원의 메시지가 왔다. 아내의 전화도 왔다. 홍삼액을 마시면서 마지막 힘을 모은다. 의상봉까지 1km남았다는 이정표. 그러나 지친 상태에서 1km는 멀 고 먼 거리였다. 중취봉을 지나 용혈봉, 용철봉을 건너야 저기 보이는 험한 의상봉에 다다르는데 오른 내리는 능선길은 깊고 높았다. 돌아다 보니, 지나온 길이 아득하게 멀어져 있었다.

의상봉에서 마지막 확인 도장을 받으면서 드디어 5산 종주의 마지막 코스에 들어선 것을 실감한다. 그러나 제일 위험한 구간이 지금부터여서 콧노래를 부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급경사 내리막 구간을 어느 누구는 사나운 구간이라 하고 어느 누구는 고약하고 징그러운 구간이라 한다.

 

의상봉은 날카롭고 원효봉은 부드럽다. 의상은 철저했고 원효는 유정했다. 귀족집안 출신은 그러했고 하급 관리 자제는 출신대로 그러했다.

원만구족한 원효봉에 대비하여 날카로운 의상봉은 서기가 서려 있다. 지난 겨울에 하산 후 찍은 사진은 두 봉우리를 함께 담았었다.
 


그런 의상봉에서 눈을 들면 은평 뉴타운이 힐끗 보이지만 눈을 내리면 미끄러운 모랫길과 위험한 바윗길이다. 우리나라 산에 정말 돌이 많구나. 우리나라 산꾼들의 실력은 이런 자연조건 덕분이었다. 

풀린 다리로 20여분간 힘들여 내려서면 차소리가 크게 들린다. 내려서면 반가운 통나무 계단이 있고 보도 블럭 길을 달려 내려서니 골인점에 테이프가 반긴다. 난생 처음 결승점의 테이프를 끊은 경험을 하면서 긴 거리의 산행을 끝낸다.

우이암에서 그린산악회의 수박 2조각, 도선사에서 강마 자봉팀이 건네주는 콜라와 수박, 위문에서 사진 찍는 사람이 건네주는 방울 토마토, 의상봉에서의 얼음 냉수등이 유난히 기억난다.

이수사가 가져온 전복회도 맛 있었고, 통나무식당의 콩국수도 잊지 못할 맛 이었다. 종만 형이 건네주는 쭈쭈바도 북한산 대피소 갈 때까지 맛있게 쭈쭈 빨아 먹었다.

대부분의 산행객들은 배번을 보고 우리에게 길을 터주면서 수고한다, 존경한다고 말하면서 회이팅을 해준다.

참가비가 없는 대회라 자봉은 열심이지만 골인 후 완주자에 대한 배려는 없다. 남쪽 바닷가 남해에선 온 멤버들이  자기네들끼리 기념 촬영을 하는게 이색적이지 않다. 내가 강마 멤버가 아니라면 완주하고 나서 식당에서 맥주 한잔, 막걸리 한잔밖에 더 하겠는가?

강마는 7 to 7 울트라 홍보를 겸해서 수박화채를 제공했는데 효과가 좋았던 것 같다. 작년에는 금수산 마라톤 클럽이 미숫가루와 떡을 준비해 주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기대했는데 올해는 보이지 않아서 서운했다.

참가비가 무료이니 안전사고에서부터 모든 게 이해된다고 보면 안 될 것이다. 위문에서 백운대를 경유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해 내년에는 백운대를 포함해야 한다고도 한다.

1등은 6시간대에 들어왔다고 한다. 우리가 위문을 막 지날 때였다. 종만 형이 말한다. 야, 인간이 아니고 짐승이여...짐승...

불암산에서 출발했다고 하면 대부분의 산행객들이 우리 보고 대단한 짐승이라고 한다. 짐승은 내가 보기에도 주변에 적잖이 있다. 고등학교 동기중에 닉네임이 산짐승인가 하는 친구가 있는데 런다에서 유명하다고 한다.

 

끝나고 나서 먹은 김영이표 수박화채는 모든 이들에게 호응이 좋았다.

백운대피소에서 막걸리 한잔을 마시고 싶었던 마음은 끝나고 나서 맥주 한잔, 막걸리 한 잔으로 달랬다.

개포 5단지로 이동해서 뒷풀이로 소주 몇 잔을 마셨다. 힘들어서 많이 마시지 않았다. 뿌듯한 도전과 성취에 흡족해진 마음이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개포 5단지에서 집까지 걷게 했다.

왜 했는가?

장거리의 지친 상태에서 내 몸과 내 의식은 어디를 향했는가?

내년에 또 할 것인가?

평소 실력은 무얼 의미하는가?

무엇에 긴장하고 무엇을 즐겼는가?

 


 

런다이어리에 있는 3개의 지도를 하나로 합해 보니 전체가 한 눈에 잘 보인다. 지명은 보이지 않고 선으로 그은 길과 갈색 산들이 선명한데 그 길과 산들이 눈을 감으면 허공속에서 아스라이 나타난다. 퇴계원 부모님 댁으로 갈 때 보이는 하늘과 땅이 맛닿은 곳에서, 한강변을 지나갈 때 보이는 하늘과 땅이 맛닿은 곳까지의 전체는 회룡역과 우이동에서 끊어져 있다. 끊어진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꾸역 꾸역 산으로 올라와서 끊어진 곳을 바라보다가 오후에 끊어진 곳으로 내려간다.

보통의 경우에 끊어진 곳 2개를 지나쳐 혼자서 한번에 간다는 것은 꽤 힘든데 특별한 경우에 런다와 함께 11시간 22분에 걸쳐 지나 왔다.

하루가 지난 오늘, 몸은 무겁고 마음은 가볍다.

 

2008.6.16 정산




정제용 대단하시네요!
전혀 하실 의향이 없었던 것으로 저는 생각하고 있었는데..

일요일 새벽에 저는 친구들과 강남에서 남산타워까지 자전거 라이딩을 했답니다. 저는 자전차가 없어 신문사에 받은 자전거를 타고 올라갔지요
그래도 즐겁고 뿌듯했는데...
[2008-06-19]
정산 산에서 만난 사람들중에서 2산이나 3산을 연습한 사람들은 잘 하던데 연습이 없었던 나는 아직까지 근육통이 남아 있읍니다.
언제부터인가 빨리 가야 하는 강박증이 싫기도 했지만 대회에 참여해 아는 사람들을 만나니 좋더군요.

새벽에 친구와 라이딩... 좋네요.
마포에 번개팅 한번 합시다.
[2008-06-20]  
강은미 한 달이 지나갔네요.. 작년에 두 분께서 3산으로 마무리하셨다는 소리를 내심 기억하고 있었지요. 수고 많으셨어요.. 피로한 몸으로 5교에서 댁까지 걸어간 마음이 어떤 것인지 조금 짐작이 갑니다..^^ 걸으시면서 스스로 하신 질문.. 답도 다 아시지요? 근육통은 까맣게 잊었는데 말예요.......^^
하루하루 참 덥습니다. 잘 챙기셔요^^
[2008-07-15]
정산 연습없이 하니 힘들었고 기분 좋은 근육통이 오래 갑디다.
중간에 응원이 힘이 되었고 감사했읍니다.
내 한몸 가벼이 하는일이 어렵네요.

낙동이 연습이기도 했는데 요즘의 낙동은 즐기는 낙동이라...
가는 길과 정지하여 쉬는 길이 같습니다. 염천아래서 가야 하는 길은 휴식해야 갈 수 있어 자주 쉽니다.
폭염을 잘 다스리시길...
[200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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