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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Marathon Essay - 백오리 여행기


  
 정산(2008-08-12 21:25:11, Hit : 4429
 양구DMZ 마라톤 참가기-통닭이 되다

양구DMZ 마라톤 참가기-통닭이 되다

 

월파와 한 달 전에 풀코스를 신청하고 일요일 셔틀버스로 양구에 가서 가서 하프만 달리고 늦게 집에 왔다.

여름 휴가 막바지에 귀경 차량과 엉켜 버스안에서 자다가 졸다가 6시간을 보내고서야 서울로 왔는데 버스 안에서 몇 가지 메모한 것으로 완주기를 대신하여 참가기를 끄적인다.

 

땡볕 아래서 행해지는 마라톤을 즐길 정도가 되기에 나는 한참 모자라는구나. 

풀코스 신청을 하고 중도에 포기하기는 처음이다.

 

자치단체에서 진행하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려고 했는데 낙동으로 그게 잘 되지 않았는데 혹서기에 낙동을 잠깐 쉬는 사이에 양구 DMZ마라톤을 신청하였다. 그리고 연습이 없었다. 금요일에는 친구들과 전어 파티를 하면서 새벽 2시까지 마셨다. 전어는 지금 먹어야 그 맛을 제대로 안다고 했는데 전어보다 소주를 많이 마신 기억으로 풀코스를 이미 물 건너 갔지 싶다.   

 

영구는 청정지역으로 선사시대 이후로 인류가 터를 잡고 살아온 마을, 맑고 깨끗한 환경을 자랑한다. 6.25전적지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전투촬영장소이기도 하다.

양구는 국토의 정중앙이다. 4극지점을 기준으로 할 때 양구가 중심이 되고 섬을 제외한 내륙을 기준으로 할 대에는 이북의 강원도 회양군 현리 부근이 된다고 한다.

양구(楊口) 방산에서 여동생이 태어 났는데 양구에서 태어났다 하여 군인들이 양자(良子)로 이름 지었다고 한다. 양자는 내년에 50 줄에 들어선다. 군부대만 있는 첩첩 산중의 산골동네에 잠깐 살았었는데 어릴 때의 기억은 폭설이 내려 갇혀 지내던 기억밖에 없다.

그곳을 하루 전에 가서 박수근 미술관으로 보고 민박집에서 자고 다음 날 방산 자기 박물관을 보리라고 생각했는데 금요일 마신 술이 깨니까 생각이 달라져 당일 새벽에 서울-양구간 셔틀버스 신세를 지기로 하였다.

 

버스에서 모자란 잠을 보충하면서 양구에 도착했다. 8월의 태양이 머리 위에 작열하는 백석산 전투 기념관에서 마라톤 행사는 이미 한참 진행되고 있었다.

9시 출발하는데 셔틀 버스가 늦게 도착하여 마음이 바쁘다. 선블럭을 바르고, 개인 물품을 맡기고, 스트레칭 없이 바로 출발한다.

출발한 지 5분도 안 돼 비 오듯 쏟아지는 땀에 선블럭은 다 씻기고 노출된 피부는 화상을 입기 시작한다.

방산면 마을 회관을 지나고 금강산에서 발원한 수입천을 따라 포장도로를 달리면서 몸이 풀리자 이내 탈수의 징후가 나타난다. 금요일 많이 마신 효과라는 것을 즉시 알 수 있었다.

기온은 금새 금새 올라가고 있으며 올라 가는 것과 반비례해 달리기는 힘들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과 가로수의 빈약한 그늘이 조금 고마울 뿐이다.

12km지점의 1차 반환점에서 땅바닥에 퍼지고 앉아 물집이 생긴 오른발 발바닥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는데 반환점을 향하는 월파가 달리기에 집중하면서 오르고 있다. 그도 표정으로 보아 힘들게 달리고 있다. 반환점을 지나면서 나는 오늘의 달리기는 훈련이 되기에는 무리여서 하프만 하리라고 마음먹는다. 하프만 하겠다고 생각했는데도 남은 구간이 제법 힘들다.

급수대마다 급수를 하고 머리에 물을 끼얹고 등물을 하면서 달리는데 16km쯤 되니까 달리기가 마져 싫어 걷는다. 후반부가 아닌데도 걷는 이들도 많고 그들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는다. 이런 날 완주하는 이들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다.

18km 지점에서 월파를 만났는데 중간에서 접겠다고 했으나 내 말에 개의하지 않고 수도승처럼 열심히 달리고 있다. 마라톤을 대하는 그의 지론대로 그는 달리고 있다.

나는 남은 구간에 빨리  뛰다가 천천히 걷다 가를  반복하면서 땡볕 아래서 마지막 구간을 속도를 바꿔가면서 마무리한다. 걷지 않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월파에게 먼저 도착하도록 양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걷는 사람이 먼저 도착하면 아니 될 것이다. 그는 골인 아취가 있는 도착지점으로 갔고 나는 탈의실 쪽으로 갔다.

24km지점에서 직진하지 않고 우회전하여 달리기를 끝낸 것은 처음으로 중간에 포기한 어중간한 달리기였다.

햇볕이 뜨거웠고, 몸도 뜨거웠지만 마음은 뜨겁지 않았다. 나의 달리기는 작게 느껴졌고 그게 나의 현재였다.

 

화상을 입은 부분은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지만 경험적으로 이틀 정도 고생할 것 같다.

군인들이 파는 팥빙수를 한 그릇을 먹고 올챙이 국수를 한 그릇 먹고 샤워를 했다.

 

몇 년 전에 속초에 가는 길에 박수근 미술관에 들렀는데 그 때 저녁 시간대에 관람객은 우리 가족뿐이었다. 빗줄기가 한 두 방울 뿌리는 그의 고향에는 내 또래의 이종호가 설계한 미술관이 박수근 처럼 외롭게 침묵하고 있었다. 2000년 이종호는 콤페에서 당선되어 미술관 설계를 했다. 설계비는 2700만원, 그보다 많은 외주 용역비를 지출하고, 감리비에 구애 받지 않고 자비로 상주 감리를 했다고 한다. 양주군과 박수근은 범상하지 아니한 설계자를 만난 것이다. 건축가와 건축현실은 박수근의 시대와 그의 삶과 오버랩 되었다. 

당시에 미술관에는 전시할 그림이 많지 않아 판화와 사진등이 걸려있었는데 가난 해서 그림을 거의 다 팔 수밖에 없었던 예술가의 생활이 애잔하게 느껴졌다. 지금은 그림이 얼마나 걸렸을까 궁금하다.

그는 서민들을 그렸다. 그는 예술에 대하여 거의 언급한 일이 없다는데 그의 부인 김복순 여사가 쓴 "아내의 일기"에는 "나는 가난한 사람들의 어진 마음을 그려야 한다는 극히 평범한 예술관을 지니고 있다" 고 써 있다고 한다.
 


 

두타연은 가을 단풍이 멋있다고 한다. 단풍의 절정은 10월 2~4주라고 한다.

달리기로 민통선 원시림을 가지 못해 아쉽지만 양구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인공이 들어서지 않은 곳, 원시적인 자연, 비무장 지대는 무장된 병력들의 무장지대로 예약자를 받아들인다.

"양구에 오시면 10년이 젊어집니다"가 양구의 선전문구인데 환경이 깨끗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경품으로 양구군 상품권 2만원을 받았는데 그걸 쓰기 위해서라도 다시 양구를 와 봐야겠지.

풀코스 후반부와 하프코스는 민통선 원시림 속을 쿨하게 왕복하는 것인데 땡볕 아래서 풀코스 전반부에 통닭이 되어 퍼져 버렸으니 내년에 한 번 더 도전해 볼까? 말까?

마눌님은 어깨 부분에 캄비숀 연고를 발라 주면서 8월 땡볕 아래서 통닭이 되었던 남자를 측은하게 생각지만 무모했던 짓은 매너리즘에 대한 자극이며 풀코스 포기 1호라는 소득(?)도 얻었으니 자책하지 않는다.

 

월요일 출근하니 대형사고(?)가 터졌다.

회사 동료의 장인 어른께서 위독하다고 한다.

저녁 때 예전 직장 상사가 피지의 호텔에서 죽었다는 메세지를 받았다. 그는 여린 감성에 진지한 건축가였다. 그의 부친은 서양화가였었다. 갑작스러운 죽음, 56년간의 삶이 스러졌다.

지리산 화대종주 킥오프 모임은 감정의 기복따라 먼나라의 사치처럼 생각되었다.

대형사고 수습이 급선무다.

 

2008.8.12 정산




월파 한참만에 그날을 되돌이켜 본다.
짧은 시간임에도 감정의 기복이 많았던 하루였다.
설레임이 없어도 초조함은 있었고, 서두름은 없어도 꾸준함은 있었다.
땡볕에 24Km를 달리는 일은 체력, 실력, 능력 .... "력(力)의 문제가 아니지 싶다.
후반부 DMZ 숲길, 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으니 기약할 다음이 있겠지?
우리 삶의 한 표상이다.
[2008-08-29]
정산 하늘의 벌건 불덩어리가 머리위를 지배하던 인상적이었던 날이었다.
보통의 경우 대답이 있는데 그 날 질문이 없었으니 답도 없지...
9월이 비와 함께 시작 되네.
좋은 9월이 되기를 ...
[200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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