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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Marathon Essay - 백오리 여행기


  
 정산(2009-01-13 23:52:37, Hit : 3960
 고성 마라톤-바다 여행

고성 마라톤 여행기

고성 마라톤 - 바다 여행

2009.1.11

 

거제에 출장 간 월파의 전언에 의하면 남쪽 지방도 날씨가 장난이 아니란다.

겨울 날씨는 복장을 고민하게 하는데 복장은 그 사람의 달리기 기량과 자세를 보여준다. 보수적으로 아니면 과감하게.

몸은 날씨에 적응한다. 출발 때 추워 나는 긴팔에 긴 타이즈에 귀마개까지 휴대한다.

 

사천마라톤 클럽이 운동장 동문근처에 텐트를 치고 준비에 분주하다. 텐트에는 제1회 보물섬 남해 마늘 마라톤대회 글자가 있는 것으로 기념품이나 상품으로 받은 듯 하다. 지방의 마라톤대회 이름은 관광상품의 고심을 보여준다. 보물섬에 마늘이 유명하다?


이봉주라는 성실한 선수에 기댄 고성 마라톤이 몇 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동호인들이 선호하는 대회로 자리매김한 것 같다.

관광버스는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고성종합운동장엔 울긋 불긋한 유니폼의 주자들이 워밍업 하면서 밝은 표정으로 출발을 기다린다. 땀과 고통으로 자신을 인내에 들게 하고 몇 시간 후에 기진해서 골인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자기애가 충만한 듯 하다.

 

키로 당 5분 페이스로 달린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전에 컨디션이 좋은 적이 별로 없다. 감기로 고생을 하고 나서 화요 인터벌 훈련을 한번 하니, 왼 무릎과 왼 발 뒤꿈치가 좋지 않다.

 

하프 코스의 반환점에는 농악대가 힘을 실어 준다. 10키로를 넘어서면서 당항만의 호수 같은 바다와 추수가 끝난 논의 경계를 달린다. 바다를 보면서 야산에서 흘러내린 논을 보면서 달리는 것은 고성마라톤의 매력이다. 아름다운 코스다. 통영은 해안을 따라 바다의 경계를 달리는데 고저가 심하다.

포장 도로의 노면을 발끝으로 느끼면서 달린다.

바다에는 어부가 없고, 밭에는 농부가 없다. 야산 기슭에 기댄 평화로운 마을은 늙어 가는 노인을 닮은 듯하다.

SPP조선소에선 일요일이지만 선박을 건조하는 작업소리가 요란하다. 작업의 소리는 소음일지라도 불경기를 달리는 우리에게 기분 좋게 들린다.

법동 마을의 풀코스 반환점에도 농악대가 있어 힘이 되어 준다. 반환점을 향해 오는 클럽의 회원들이 반갑고, 서로 이름을 불러주고 힘을 외쳐 준다.

30키로를 넘어서면서 달리기는 지루한 게임에 들어선다. 마라톤의 벽은 노래와 구호와 반야심경의 암송으로 부딪히고 부딪힌다. 간간히 프로젝트를 떠 올리지만 생각은 얕은 수준에 머문다.

처음 출발 했던 곳으로 돌아오는데 3시간 40분이 소요되었다. 바람이 많아 졌고 추워졌다. 골인점에서 두 팔을 벌리고 환호한다. 제스처가 약간 오버해도 이 시간에는 봐 줄 수 있겠지.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고. 마땅한 수사가 없다.

전반은 1:45:26, 후반은 1:54:24, 총 3:39:50, 후반이 9분 늦었다는 것은 양호한데 힘들었기에 양호했다.  
 


 

문수암 오르는 길에서 오른편으로 보이는 다도해는 올망 졸망한 섬과 바다의 풍경이 그림으로 나타난다.

문수암행은 이번이 3번째인데 바위벼랑에 터를 잡고 바다를 향해 앉은 암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배지가 되려다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한다.

청초 김상옥의 "다도해"가 자연스럽다.

 

쟁반에 담긴 쪽빛, 뉘가 여길 바다랬나!
멀리 구름 밖에 겹겹이 포개진 것.
그린 듯 고운 이마에 졸음마저 오누나. ---중략---

 

다도해 바다의 풍경은 바닷가 아이들의 미의 규준이 되어 섬이 있어야 풍경은 완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도해의 섬은 인공적으로 보였다. 문수암을 처음 왔던 때가 미적 체험의 강도는 더했다. 오늘보다 날씨가 맑아 바다의 섬들이 더 선명했다.   

법당에서 삼배를 하고, 또 바다를 본다. 마흔 다섯 때 쓴 송강의 시의 한 구절.

 

바다 밖은 하늘이니

하늘 밖은 무엇인고?


저 바다에 섬들과 바람을 시종 관찰하면서 이 순신은 풍전등화의 조국만을 생각했다. 그에게 바다는 청초의 서정도 아니고, 송강의 존재론도 아니고, 내가 바라다 보는 고향의 그림도 아닌, 왜군을 유인하고 궤멸시켜야만 하는 살육의 전쟁터였다. 그게 임금에게조차 의심받는 고독한 무인이 바라보는 바다의 풍경이었다. 그에게 바다는 어민의 옥토가 아니고, 섬들과 바람과 조류를 읽어야만 하는 백척간두였다.

작가 김훈은 이순신이 죽은 날 노량에서 술 한병 놓고 절 하고 온다고 한다. 이순신장군한테 신세 진 게 많아서.

나도 술 한병 올리고 절하고 싶다.

 

바닷가에 우뚝한 보현사의 약사불과 커다란 전각은 우리 시대의 무례함을 가감 없이 보여 주는 것 같다. 크고 번쩍이는 것들은 주위를 조롱하고, 주위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나도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고, 무례하고, 품위를 갖추려는 노력이 적다. 

 

종복 형님의 안내로 삼산면의 횟집에서 소줏잔을 돌리면서 즐긴다.

서울행 버스에서는 노래가 흥겹다. 밖에는 눈이 내린다.

술 기운에 듣는 "숨어 우는 바람 소리", "나는 울었네" 조오타~~. 

 

여러 사람들의 수고로움으로 고향 근처까지 잘 갔다 왔다.

우리클럽에서 기획팀장이 아침밥과 미역국을 정성껏 준비했고, 사천마라톤클럽에서 굴, 굴떡국, 술떡, 새조개, 김치, 막걸리, 맥주를 푸짐하게 준비했다. 아침을 두 그릇 먹어 든든하게 달릴 수 있었고, 달리고 나서는 굴떡국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저녁은 싱싱한 회와 물메기탕으로 좋았다. 고향의 바닷가를 달렸고, 바다를 보았고, 바다를 생각했고, 고향 음식을 먹었다.

고향의 젓갈 냄새가 진한 김치는 입맛이 변한 나를 오히려 낯설게 했다. 

23시7분에 개포동에 도착하여 한 잔 더 하지 않고 집에 바로 들어간다. 긴 여행을 끝낸 버스는 짧은 귀가가 남아 있다. 평택의 차고로 가야 한다고 한다. 

 

2009.1.13 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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