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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Marathon Essay - 백오리 여행기


  
 정산(2009-07-17 11:54:13, Hit : 2700
 서울-춘천 고속도로 개통 기념 마라톤

서울-춘천 고속도로 개통 기념 마라톤

2009.7.12 동산 IC

월파와 15일에 개통하는 고속도로의 개통 기념 마라톤에 참가하였다.

 

-하늘에서의 황홀한 우중주

 

평생 딱 한번 달릴 수 있는 마라톤으로 중앙일보가 선전하고 전마협이 주관하는 하는 개통 기념마라톤은 폭우속에서 어수선하게 진행되었다.  

 

경관이 아름답고 터널이 많아 힘들지도 지루하지도 않아 "숲 속 터널 마라톤"이라고 선전한다.  고속도로위에서 한 여름에 달리는 마라톤을 "숲 속~~" 이라고 한 것은 분명 뻥(?)인데 서울~춘천 고속도로 구간 중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 홍천강을 가로 지른다는데... 굵은 빗줄기가 작열하는 태양을 대신한다.

 

이 도로로 춘마가 끝나면 닭갈비를 먹고, 46번 국도와 6번 국도의 끔찍한 정체에 나른함을 묻고 귀경하던 시간이 단축될 것이다. 경춘 가도, 꼬불꼬불한 길이 없어지면 그 길에서의 추억들도 사라 질 것이다. 소양호 따라 양구로 가는 길도 터널과 다리로 연결되는 직선도로로 대체되고 있다. 대관령길도 대관령 옛길로 이름이 바뀌고, 이화령 휴게소, 신풍령 휴게소도 길따라 쇠락한다.

안개비가 내리는 날, 그리고 가을 날 코스모스 한들거리는 경춘가도는 이제 기억속에서만 있다. 46번 경춘국도 말고 그 옛날 경춘 가도는 비오는 이런 날 생각난다.

 

고속차량으로 곤고하게 감내할 운명의 길은 딱 하루 런너에게 고속을 강제하지 않는다. 서울-춘천은 민자도로다. 춘천부터 양양까지는 도로공사가 구간이다. 민자라서 통행료가 비쌀 것이며, 춘천 시민이 이용하기에는 먼 거리에 인터체인지가 있어 불편하다고 불평이 많다. 복잡한 내막이 있을 것이다

고속도로는 타협하지 않고 직선으로 거침없이 목적지를 향한다. 총구간 61.4Km. 터널 21개, 다리가 53개. 터널과 다리의 조합으로 산과 하늘의 중간 레벨에 길을 만든다.

 

길의 끝은 서울인데 길은 산 속으로 소실되어 보이지 않고 그 자락엔 운무가 피어나고 그 운무는 다시 비가 되어 그 자리에 내리고 그 비의 일부는 다시 운무가 되어 하늘로 오른다. 런너들은 허공에서 산 속으로 진, 출입을 반복하면서 런하이를 가까이 한다. 폭우가 달리기를 도와주지는 않지만 해가 있을 때 보다 낫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가족들은 비를 핑계 하지 않는 런너들을 걱정한다.

 

다리위의 아스팔트 포장은 매끈하고 터널안은 콘크리트는 텁텁하고 흙위의 아스콘 포장은 느슨해 그 길들을 지나는 착지는 질감마다 다르다. 다리위에서 소리는 가볍고 터널안에서 소리는 울린다.

절개지를 메쉬로 덮고 락앵커를 했지만 안정하지 못한 토사가 밀려 3일 전에 추곡터널 근처에서 붕괴가 있었다고 한다. 150mm 의 많은 비가 토사를 위협하지만 비에 젖은 런너는 달리기와 풍경에 집중한다.

 

일회용 비옷의 앞 단추를 풀고 달린다. 10km 에서 월파는 돌아가겠다고 한다.

고속도로 최고의 절경이라는 발산 1교, 천길 아래엔 46번 국도의 다리가 왜소하게 흙탕물로 변한 홍천강을 건너고 들판의 집들은 미니추어로 온전하게 비를 맞으며 납작하게 붙어 있다. 여기가 도대체 해발 몇 미터일까? 하늘 속을 달린다는 생각이 드는 구간은 아찔한 구간이기도 하다. 하늘 아래 평화로운 들판도 감상한다.

 

 

터널안은 해가 있었다면 시원했겠지만 비가 와서 습하다. 둥근 천장은 시멘트 페이스트로 보수한 흔적이 좋지 않고 콘크리트의 석회 냄새가 매케하다. 비상구 유도등은 거리를 미터로 표기해 금고비같은 비상구에 이르게 한다. 쓰이지 않으면 좋고, 만약에 쓰이면 구조될 수 있는 피난시설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터널을 나오면 거리 표지판에는 다음 터널까지 거리가 쓰여 있다. 작열하는 불더위속에서 산속의 서늘함을 서비스 하겠다는 배려에 기분이 좋다.

 

가평휴게소부터 몸은 무겁고 아프고 굳어져 간다. 발목, 종아리 사두근 그리고 상체순으로.

비닐옷이 몸에 스치는 소리는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와 흡사해 어느 깊은 산의 계곡에 온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한다.

수막이 두꺼운 포장도 위에 저벅 저벅하는 발자욱 소리가 옅어지고, 우중주의 황홀함도 힘들고, 하늘에서 조감하는 비에 젖은 마을과 산하의 풍경도 그저 그럴 때 4시간이 지난 마라톤이 끝난다. 흐르는 땀이 비에 씻겼어도 땀냄새는 씻기지 않았다. 

 

춘천을 가거나 설악산을 갈 때 나의 몸으로 달린 길의 추억은 비와 함께 자주 생각 날 것이다. 막국수를 한 그릇 비우고, 두부와 절편으로 요기한다.

월파와 명동에 가서 소주잔을 부딪히며 우중주를 자축한다. 일군의 런너들도 명동 닭갈비 골목에서 닭살은 적고, 양배추와 고구마와 가래떡이 푸짐한 닭갈비에 우중주를 안주로 술잔을 돌린다.

 

622키로 국토를 종단하던 길원이 부상과 물집으로 포기했다고 문자가 왔다. 앙팡테러블의 아쉬운 결정을 문자로 위로한다.


 

폭우로 양재천변의 달리는 길이 물에 잠겼고, 9개 국립공원의 출입을 제한했고, 프로야구는 전 경기가 취소되었고, 항공편과 연안 여객선이 결항했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초당 15500톤 방류했다.

중부 지방에선 새벽부터 한나절 사이에 많게는 300㎜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수원에서 광주·안산·화성·성남 등에서 280가구가 물에 잠겼다. 광주시 초월읍·퇴촌면 일대 비닐하우스와 논이 물에 잠기는 등 10개 시·군에서 경작지 4461㏊가 침수됐다. 충남 서해안 일대에선 당진, 서산, 태안, 보령 지역의 논이 비 피해를 봤다고 한다.

16일 부산의 수정동에서 토사가 밀려와 차가 떠 내려가면서 골목길에서 뒤엉켰다. 
 

내가 우중주를 할 때 제주에서는 흐린 날씨속에서 철인들이 킹코스를 달렸다. 이수형은 50대 초반에서 1등을 했고, 오영제는 마라톤을 6시간 30분에 했다고 한다.

고미영이 낭가파르바트에서 하산하다 1.5km 아래로 추락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라인홀트 메스너의 "벌거벗은 산"을 꺼낸다. 책의 뒷 표지엔 김훈이 쓴 짧은 헌사가 있다. "...낭가파르바트의 8000미터급 연봉들을 그는 대원없이 혼자서 넘어왔다. 길은 어디에도 없다. 앞 쪽으로는 진로가 없고 뒤쪽으로는 퇴로가 없다. 길은 다만 밀고 나아가는 그 순간에만 있을 뿐이었다. 그는 산으로 가는 단독자의 내면을 완성한다." 

고미영은 8000미터급 11좌를 완등하고는 설산속에 영원히 묻혔다. 그녀의 연인이던 김재수 대장은 오열한다. 고미영은 말한다. " 갈림길에 섰을 때 주저하는 데에는 수 천 가지 이유가 있지만 결정하는 데는 한 가지 이유만 있으면 된다" "강하다는 것은 이를 악물고 참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내면을 완성한 고미영, 선 굵은 생을 휙 지난 듯한 그녀의 명복을 빈다.

 

앉아서 하는 일은 마라톤의 피로와 겹쳐 있는데 나는 고미영의 강함과 행복을 되뇌어 본다.

제헌절에도 국회의 코미디는 계속된다. 무거움과 가벼움 속에서 하루는 가고 12시에 퇴근한다.

2009.7.17 정산

 




명사십리 7월12일.날이 좋다면 청계 광교를 하려했습니다. 알람소리에 일어났더니 장대비가 쏟아지시는 거예요. 잦아들지 않는 빗소리를 들으며 저는 청계광교를 포기하였습니다. 그리고나서는 두 분이 과연 이 비를 헤치고 춘서간 고속도로를 달리는 마라톤대회에 가시게 될지... 내심 염려하였지요.

낮엔 병어회를 먹었습니다.

맞습니다. 정산께서 우중주를 하실 때 제주에서는, 부산 수정동에서는, 낭가파르바트에서는, 국회에서는, 종단에서는 그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고속차량으로 곤고하게 감내할 운명의 길은 딱 하루 런너에게 고속을 강제하지 않는다.>
^정산님의 문장은 유니크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만약 위 문장에서 '강제' 대신 '강요'를 쓰셨다면 아주 평범했을 거라 여겨집니다^ 높고, 터널이 많고, 비 오는 고속도로에서의 달리기. 그 즈음의 꼴라쥬...유쾌하게 읽고 갑니다.
[2009-07-20]
정산 예측불허의 장마에 잘 지내시지요?

토요일, 시탁 형님의 전화, 야! 내일 광교,청계나 하지
예? 나 내일 사무실에서 일해야 하는데요.
뭐라구, 광교, 청계 할 사람이 없어... 둘이서 한번 하지.
나, 내일 사무실 나가야 된다구요.
사무실??? 너, 농뗑이 쳤구나.
7월 말까지 잠수해야 합니다. 잘 다녀 오십시요~~~

자의반 타의반으로 일은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나가리라고 하지요.
실현되지 않은 건축이 많고, 가끔 페이퍼 워크조차 완성되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일이 한 참 가속될 때 춘천을 갈까 말까 했었는데...
오늘부터 야근과 마지막 밤샘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가리로 오늘은 작은 패닉에 들고, 내일부터 다른 일을 합니다.
잘 지내세요
[200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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