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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Mountaineering - 산이 거기에 있어서


  
 정산(2011-11-17 18:33:36, Hit : 3744
 호남정맥24차-마지막 산행

호남정맥24차

호남정맥24차-마지막 산행

2011.11.12~13

 

23:15 양재역 탑승, 02:16 오수 휴게소

04:30 외회마을 도착

04:45 산행 시작

14:10 산행 종료

 

외회마을 갈림길-갈미봉 0:16

갈미봉-쫓비산 1:15

쫓비산-불암산 1:26 (토끼재에서 사유지 우회)

불암산-국사봉 0:50

국사봉-천왕산 2:19

천왕산-망덕산 1:28

망덕산-망덕포구 0:15


종주거리 24km 산행 시간 9시간 25분

 

오늘은 낮은 지대로 도로와 고개가 자주 나타 난다. 도로와 고개는 섬진강을 건너 경상도와 전라도가 빈번하게 왕래햇다는 것을 보여 준다. 토끼재 남측의 사유지 주인은 우회를 강요하고, 잼비산을 지난 뒤 작물이 잘 자라는 밭에서 할머니는 투정하며 통과를 허용한다. 중산에서 아주머니한테 식수를 얻는데 똥개는 앙칼지게 짖어댄다. 아주머니는 웃으면서 얼린 식수를 2개나 준다. 문패에 남편과 같이 이름이 걸려 있다. 푸근한 정경이다.

후반부는 작은 오르막도 힘든데, 해발 200미터의 천왕산은 마지막 산행이라 모두들 힘을 낸다. 잡목과 덤불을 지나 2번 국도를 무단 횡단하고 숨을 고른 뒤 오른 망덕산, 식수를 다 비우고 빈 물통으로 자축의 세레모니와 포옹을 한다. 호남정맥의 종착점에 다 왔다. 눈 아래 망덕포구, 감회가 없을 수 없다.

 

 

 

 

산자분수령을 따라 때론 앞 사람의 발꿈치만 보고, 때론 혼자 말없이 유유자적하게, 때론 같이 하는 이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덧 24구간이다. 400키로 산길을 걸었다. 나는 3번 빠졌다. 10차, 15차, 18차.

이 능선을 언제 다시 밟아 보리, 만날 기약 없는 산길, 물, 돌, 풀, 나무, 사람들... 지나고 보니 다 정겹다.

땀내 나는 배낭과 흔들리는 주인을 지탱해 준 등산화에게도 축하를...

해발고도 제로를 향해 산줄기는 급하게 떨어지고 왼쪽의 섬진강은 유장한 흐름을 끝내고 바다에 안긴다. 산과 강이 눈앞에서 바다로 스며드는 장엄한 광경앞에 섰다.  

걸었던 사람은 회고하는 서술자가 되어 생각한 것들을 몇 자 적는다. 비천한 기예라도 있으면 호남 정맥의 의의니 산행의 가치를 가슴 벅차게 쓸 수 있을 텐데 그냥 여행자의 파편적인 감상만을 쓸 뿐이다.

 

 

 

 

 

 

출발은 위대한 사건이라고 한다. 출발로서 도착을 이루어 내었다. 364일전 조약봉에서 출발하여 1년에서 1일 모자란 오늘 24구간을 끝낸다. 위대한 사건의 시작에서부터 메모했던 것들과 기억의 종합은 어떤 감정일까?

 

마루금 걷기는 위대한 사건인가? 마루금 걷기는 자족한 여행이었나? 치유를 위해서, 내면을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도 여행은 떠나서 만나는 여러 셀레임에서 시작하여 귀로에서 맞이하는 쓸쓸한 감정을 갖는다. 귀로에서 아쉬움과 미완의 감정이 없다는 게 이상할 것이다.  

새벽 시간에 졸린 눈에 허리를 굽혀 등산화 끈을 매고 검은 산과 검은 하늘의 경계속으로 들고, 서기 어린 아침 해를 맞이하며 청량한 숲 길을 잠깐 걷다 보면 이내 기력이 쇠진해진다. 해가 중천에 있을 때 하산하여 뒷풀이를 하노라면 형용할 수 없는 충만감과 정맥 종주의 가치를 발현되는가?  반복으로 익숙해진 틈에서 지혜에 이르는 여러 길들중에 하나이기를 갈망했는가? 한 잔의 맥주로 피로를 풀고, 두 잔의 소주로 피로를 안고, 한아름 우등버스 15번 지정석에 곯아 떨어지고 눈 뜨면 서울이다. 호남정맥 능선 길의 땀내가 배인 내 자리는 나의 침대로  아늑하면서 남의 의자로 불편하다. 2주 간격으로 기다렸고, 익숙해지고 불편했다. 만나는 낯섦도 익숙해졌고 낯섦이 없어질 때쯤에 항상 그렇듯이 결별을 하고,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또 아쉬워한다.

 

"긴 토막 여행, 종점에서 아쉽습니다" 나는 완주 축하 프래카드에 그렇게 썼다.

 

정맥을 타고 나면 등산인에서 소위 "꾼", 즉 "산꾼"으로 재탄생한다는데 나는 재탄생의 지위에 있는가? 눈이 나빠 독도에 어려움이 있고, 체력도 예전보다 못해 장거리 산행은 이젠 힘들다. 그건 핑계로서 시간이 준 사실이다. 셈틀대장은 진혁진의 지도에 고저도를 편집하여 입체적인 산지도를 만들었는데 이는 공간개념을 잘 활용한 훌륭한 길잡이인데 머리속에 넣지 못하고 표지기에만 의존하는 산행을 하고, 알바를 하지 않겠다고 알바를 두려워하며, 좀 더 퍼지고 앉지 못하고 산에서 나를 동화시키지 못했다. 세상속에선 잠시 잠시 이화되었다.   

정맥에서 길을 잃으며, 벌레에 물리고, 잡목에 할키면서 산꾼으로 단단하게 난다는데, 나는 길을 잃지도 못하고, 단단해지지 못했다. 빠른 세상에서 빨리 걸었고, 빨리 먹고, 마시고, 빨리 올라왔다. 1달에 두 번, 전라도 산 길에서, 마을에서 잠깐 동안 주마간산었다. 낙동때 보다 편하게 가고 왔다. 낙동보다 예상하지 않은 일탈이 적었고, 실없는 걱정거리는 많았다.  

 

이제는 끊어진 산 줄기에 분노하고 애통해 하지 않는다. 인간의 탐욕이 증거하는 급사면 절개지들을 통탄하지 않는다. 노자는 자연이 최고는 아니라고 했다. 천도무친, 천지불인 (天道無親, 天地不仁), 자연이 못 하는 걸 인간이 하고 그게 안간을 위한 인공이라, 정맥길은 계속 이어지지 않고 더욱 잘게 끊어질 게 명약관화하다. 그것은 비통한 일일까?

 

나는 산 같이 물 같이 바람 같이 살고 싶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건 도시에서 불가하고 공허하다. 허나 원시인처럼 살고 싶은 마음은 있다. 결핍을 제거하지 않고 받이들이는, 덜 스마트한 태도에 끌린다. 선암사 내려 오는 길에 맨 발로 산에 오르는 사람을 본적 있다. 그 사람처럼 맨발로 걸어 보니 여유로운 보행이 되더라. 좋았다. 

 

-적막한 포구에서

우리가 내려 섰을 때 망덕 포구는 침묵하는 폐허의 마을로 다가왔다. 어촌은 새벽에 시작하여 이른 아침에 하루가 끝나는 바를 모르지는 않지만 사람의 왕래가 없는 마을은 이름있는 마을로서는 생경했다. 얼마 전에 끝난 전어축제의 소란함이 아득하게 정적속으로 사라졌다. 이 곳 사람들이 광양제철소에 취직하면서 이 곳의 가게는 상당수 타격을 입었다고 한다. 제철소 은덕으로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한다.  

해안가에 예상보다 넓은 해안도로변에 폐업한 상점들, 숙박업소, 그 중에 DP점도 있다. 사라지는 것들 중의 하나가 아나로그 사진인데 이 곳에 DP점은 어느 시점의 흔적일까?   

정맥의 종착지를 알리는 입간판이 있는데 덧붙여 정맥꾼의 쉼터가 하나 쯤 있었으면 어떨까? 확인 도장을 찍어 주고, 1대간 9정맥의 지도도 걸고, 각자의 마일리지를 확인도 하고, 기념품과 엽서를 팔고 소소한 즐거움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스토리 텔링의 장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맥 종주꾼들이 몇이나 되겠어?

 

임진왜란 호국선양회 회장이 나타나 이 곳에 넓은 주차장과 자전거길, 공원을 만든다고 알려 준다. 망덕산에 이르는 리프트를 만들어 관광객에게 조망과 편의를 제공하면 경향각지에서 구름같이 인파가 몰려 들면서 이 마을은 옛 영화를 구가 할 수 있을 거란다. 자치단체는 좋은 조망이 있는 곳엔 케이블카를 만들어야 하는 당위에 있는가 보다.

 

때가 맞지 않아 벚굴은 없고, 때가 지난 전어가 수족관에서 은빛 비늘을 떨어뜨리며 군영하고 있다. 성질 급한 전어를 수족관에 넣어 활어로 먹을 수 있게 한 곳이 이 곳 광양이라 한다.  

 

산행외에 호남의 풍광과 문화와 음식을 조금씩  맛보고 구경 했다. 기억속에 좋았던 송광사, 선암사도 관광객과 더불어 옛모습이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다. 모든 게 시간과 함께 변해 간다, 내 삶도 마찬 가지, 모자람을 채움으로 넘치게 하려는 잉여의 풍경들이 우리의 기억에 부질없이 저장된다. 그 전에 침전된 퇴적의 감정위로 쌓인다.

송림밭에서 뒷풀이를 한다. 길지 않은 가을 해는 섬진강 강물속으로 가라 앉으면서 망덕산 너머로 사라진다. 어둠이 내리고 도시의 길들은 겁나게 막힌다. 23시 20분에 양재에 도착했다.

 

마지막 구간, 안녕!!!

그리고 고맙다. 사라지는 모든 것들도...

 

2011.11.17 정산  

 

풍경 1-1

풍경 1-2

풍경 1-3

 

풍경 2-1

풍경 2-2

풍경 2-3

 

몇 줄 곶감은 해풍에 마르며 손주들의 간식이 될 듯하고, 노부부를 안온하게 덮는 이불은 흐린 날에 해바라기를 못한다. 몇 커트의 사진은 시간에 밀리며 흔적을 남기는 모습을 애상하게 한다.

섬진강의 하구에 생활오수가 스며들고, 사라지는 것들은 슬픈가...

 

풍경 3

풍경 4

풍경 5

풍경 6

풍경 7

풍경 8

풍경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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