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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Mountaineering - 산이 거기에 있어서


  
 정산(2010-06-08 12:32:16, Hit : 3465
 낙남정맥 6차 산행 (발산재~큰재)-고개도 많고 산도 많아

낙남정맥 6차 산행 (발산재~큰재)-고개도 많고 산도 많아

2010.6.5~6

 

발산재~깃대봉 1:05

깃대봉~남성재 0:56

남성재~용암산 0:24

용암산~담티재 0:26

담티재~필두봉 0:27

필두봉~샛곡 1:05 (아침식사25분)

샛곡~봉광산 0:19

봉광산~탕근재 0:13

탕근재~신고개 0:20

신고개~배치고개 0:46

배치고개~덕산 0:11

덕산~고성터널 1:45 (40분 휴식)

고성터널~백운산 0:27

백운산~큰재 0:23

 

03:35 산행시작

12:20 산행종료 (8시간35분 소요)

 

포장길이 끝나고 계속되는 오르막, 날카로운 바위에 촛대뼈가 부딪혀 상처가 났다. 나무에 팔이 긁혔다. 나무에 이마를 부딪혔다. 주변에 반응이 늦어 자주 다치는 나이가 되었다.

산이 잠자는 시간에 미안한 마음으로 산에 들어서면 그들의 세상에서는 숨소리, 발소리를 줄여야 한다. 등산은 산에 피해를 주는 행위이기도 하다.

여명의 시간, 하늘이 불콰하게 물이 들때 잠깐 보았는데 이내 붉은 색은 사라진다. 버스에서 선잠을 자다 일어나 허리를 구부리고 등산화를 조여 맨 사람들, 남쪽으로 새벽시간에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해 뜨기전에 보속이 빠르고 보폭이 크다. 그들의 뒷 모습은 힘이 있다.

플라스틱 통에 부딪히는 얼음덩어리가 오를 때는 소리하지 않고 평지나 내리막에서 규칙적으로 소리를 낸다. 남쪽하늘에 그믐달이 눈에 뜨이지 않을 때 쯤 용암산을 지난다. 구만면은 완만한 경사지에 조각보처럼 단장한 논과 밭이 오래된 모습으로 있다. 전망바위에서 카메라를 꺼냈다.

 

 

앤드루 새먼기자의 글 "어글리 코리아, 어글리 코리안"을 떠올린다.

참 추하다. 도심 중심부만이 이렇게 추한 것이 아니다. 한국의 들쭉날쭉한 산봉우리들과 드넓은 골짜기, 조각보 같은 논밭은 한때 아시아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풍경 중 하나였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휴식을 찾기 위해 도심을 벗어난다 해도, 당신이 사는 박스 모양 아파트와 전혀 다를 바 없는 판에 박인 콘도들만이 당신을 맞이할 뿐이다. 거기서 내려다보는 풍광은 논밭들 사이 번쩍거리는 형광빛 파란색, 주황색 지붕들이다.

 

물결치는 능선 너머에는 고향이 있다. 일주일 전에 다녀왔다.

반납을 두 번 했다. 반납후의 개운함에 기분이 좋다.

 

정제용이 아버지에 대해 묻는다. 금요일의 마음을 말한다. 투석은 일주일에 3번씩, 죽을 때까지 해야 한다. 투석을 끝내고 이불을 안고 로커로 향하는 투석환자들, 친절한 간호사들, 희망이 절멸한 곳에서 서로는 서로에게 따뜻하다. 간호에 지친 보호자들을 보고 겸손해진다. 그는 연명하는 삶에서 현대 의학이 진정으로 도움을 주는가, 회의한다고 한다. 아버지는 의학의 수혜가 아니었으면 벌써 돌아가셨을 것이다.

 

감벌로 쓰러진 나무들, 부러져서 썩어가는 나무들, 잡목과 가시, 넝쿨등이 빠른 보행을 적당히 제지한다. 동네 뒷산 분위기가 이어지다가 급경사의 오르 내리막이 반복된다.

유명인사들은 산행에서 인생의 심오한 교훈을 얻는다는데 나는 심오한 공감이 없다. 산에서 나는 좋다. 내 몸의 찌꺼기가 정화되는 느낌이 좋고, 자연의 경이로움이 좋고, 미물들과 다를 바 없는 나를 객관화하는 게 좋다. 새와 개미와 벌레에 감정을 이입하고 의인화하는게 좋다. 산행은 내게 여행이다. 보라색 엉겅퀴가 군집으로 시들고 있다. 흙먼지가 끼인 산딸기를 먹었다.수분이 빠져 가벼워진 밤톨이가 주었다. 그런 것을 향유하는 여행이 좋다.

 

꽤 많은 고개와 고만 고만 한 산에서 아침에 잠깐 조망하고 이후로는 인상적인 조망이 없이 숲 속을 걸었다. 고개는 산줄기를 갈라야 하는 연결되는 작은 마을들이 연연해 있다는 걸 알려 준다.

 

성지산을 앞에 두고 푹 쉬면서 이것 저것 먹었다. 산에 갈 때 최소한의 준비와 여유있는 준비를 생각한다. 날씨와 코스와 컨디션으로 내가 어쩌지 못하는 것이 더 많은데 여유분은 예상 못한 나의 것과 타인을 위한 것이다. 필요한 물은 2리터인데 여유분은 얼마일까? 먹는 것, 입는 것, 욕망하는 것, 생각하는 것을 단순화하면서 최소한의 여유는 쉽지 않다. 배낭이 많이 가벼워졌다.

 

고성3터널 위에서 고속도로는 보이지 않고, 철탑에서 혼자 알바했다. 흔들바위에서 흔들거리며 연화산을 조망했다.

작열하는 6월에 낙남의 24km는 제법 길게 느껴졌고 힘이 소진 되면서 낙동의 우라 생식 마을의 염천산행이 생각난다. 5월의 산과 6월의 산이 다르고 5월과 6월의 산행이 많이 다르다. 

 

1009번 도로를 지나 악취가 코를 찌르는 제일목장을 끼고 임도를 오른다. 뜨거운 불덩이를 머리에 이고 체념하 듯 오르는 사람들. 보속이 늦고 보폭이 짧다. 뒷모습은 이제 힘이 없다.

 

제의를 준비하는 성직자처럼, 시합을 앞둔 운동 선수 처럼 백운산 고지를 앞두고 준비에 집중한다. 식수를 2리터 마셨으니 갈증은 없을 테고 근육에 산소 공급은 잘 될테고, 호흡이 힘들면 잠시 쉬면 될테고. 그러면 될 것이다. 그래도 급경사는 힘들다. 근육 피로와 거친 호흡의 부정교합속에서 드디어 백운산, 기쁜 마음이다. 501봉은 오히려 쉽게 지나친다.  

 

사람들이 큰재에 도착한다. 큰재는 밀가루 반죽고개처럼 급커브의 정점에 있다. 알탕의 시혜가 있다. 척정 저수지로 가는 계곡물을 이용했다.

산좋아는 중간에 탈출하는 가보다. 산이 좋은데 그녀에게 산은 힘들다. 그래도 그녀는 자기식의 산행을 한다. 다른 사람의 산행를 복제한 적이 많았는데 판에 박힌 연혁, 감상, 과장, 미화가 대동소이하고 상투적이었다.

 

대흥가든의 메기매운탕, 국물이 맛있다. 삼계탕을 참게탕으로 준비한 아지매는 툴툴하면서 돈을 깍아주면서도 기분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신탄진 휴게소까지 숙면했다. 폭탄주 4잔, 물탄 2잔 덕분인가? 잠이 깬 후 기분이 상쾌하다.

 

버스에서 무심하게 창밖을 본다. 고속도로에는 경찰 순찰차가 계도와 적발에 열심이고, 논과 논 사이의 비닐하우스에서는 식물이 자생에서 인공으로 강제되고, 신도시에서는 초역세권 아파트 잔여세대가 특별 분양을 광고하고 있다. 

대장암 수술을 한 권오언을 문병 간다. 등산복 대신에 환자복을 입은 환자는 배낭을 메고 온 우리를 보고 반갑게 대하고 부러워한다.

일원동 먹자 골목에서 생맥주로 입가심하고 귀가한다. 아파트에는 며칠전에는 안보이던 감꽃이 후두둑 떨어져 있다. 6월은 여름으로 깊이 진입되어 있었다.

 

2010.6.8 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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