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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Mountaineering - 산이 거기에 있어서


  
 정산(2010-08-25 17:07:13, Hit : 4415
 일본 북알프스 산행기, 여행기1

8

일본 북알프스 산행기, 여행기

2010.8.14~8.19

 

이 산행은 2년 전 2월에 정제용의 귀국 환영 산행을 관악산에서 한 뒤 뒷풀이 자리에서 제안되었고, 권프로가 총무를 맡아 각자가 월 5만원씩 적립을 했고, 성원형이 꼼꼼하게 진행을 했다. 권프로가 갑작스런 대장암 수술을 했고 지금 회복과 치료 중이라 이번에 같이 하지 못했다. 우리가 즐겁고 설레는 마음일 때 전화를 했는데 권프로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무겁고 우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본 알프스는 1860년대 말 쯤 일본에 온 선교사가 유럽 알프스와 닮아 이름이 붙여졌다. 에베레스트 산군을 5000m에서 잘라 일본에 옮긴 것이라고도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 바위산과는 달리 푸석 푸석 깨진 돌산으로 낙석이 많아 헬멧까지 준비 해야 할 정도라고 한다. 혹자들은 이 산의 위험구간에 들 때에 유서를 써야 할 정도라고 겁을 준다. 

우리나라에도 몇 개의 알프스가 있다. 영남 알프스, 충청 알프스...

알프스는 깊고 높은 산의 로망, 오르고 싶은 대상으로 현현된다.

 

제1일 8월 14일

경술국치 100년이 되는 해, 광복절 하루 전날 출발 해 3일간 종주를 하고, 다테야마를 거쳐 돌아 오는 5박 6일의 산행과 여행....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제주항공 지상 직원이 주황색 테이프로 배낭과 스틱을 고정해준다. 이제 김포공항은 휴가 가는 승객으로 북새통이 되지 않는다. 인천공항이 북새통이 되는 것과 대비되어 쇠락이 진행중이다.

10시 30분에 빗속을 뚫은 기체는 불안정한 기류로 많이 흔들린다. 저가항공사 승무원은 참치김밥을 기내식으로 주고 하와이안 의상으로 시원한 기분을 내면서 실용항공사 평가에서 수상을 했다고 선전한다. 가위, 바위,보 게임이 싱겁게 끝난다. 1시간 50분 후에 나고야 주부 국제공항에 착륙하는데 서울보다 더 덥고 더 습하다.

 

 

 

버스로 나고야 시내를 지나는데 일본의 오봉과 겹쳐 고속도로는 약간의 정체가 있다. 나고야는 일본의 3대 영웅이 태어난 곳으로 주민들의 애향심이 크다고 한다. 왼편에 비틀은 외관의 건물이 오른편에 나고야 성이 보인다.

도시에 경사지붕의 주택들과 그 가운데 작은 논들이 있는 게 이색적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가스 정식으로 점심을 한다. 식권은 우리나라 지하철 승차권 크기에 공기 밥은 일일이 저울에 달아 준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매사 정확하다. 우리는 일본을 미워하면서 선망하고, 침략에 저항하며 침략하는 힘을 부러워하고, 쪼잔 하다고 하면서 정교하다고 생각한다. 목욕탕에서 유사시에 몸을 가리는 부위가 다르다. 한국여자는 수건을 가로로 가슴을 가리고, 일본여자는 세로로 국부를 가린다고 한다. 

겨울연가에 아줌마들이 열광했었고, 대장금에 아저씨들이 한류에 편승했었는데 요즘에 소녀시대에 여고생들이 가코이~, 가와이~하면서 넘어간다. 

 

 

버스는 다리, 턴널, 다리, 턴널을 통과하며 깊은 계곡과 높은 산을 끼고 고도를 높혀 간다. 도로의 표지판에는 자연애호(自然愛護), 우리는 자연 보호, 그렇다. 왜소한 우리가 어떻게 자연을 보호한단 말인가?

창 밖을 무연하게 본다. 심산유곡에 하루 해가 노루 꼬리만한 아침가리 같은 산마을들이 적요한데 연봉에는 구름이 덮이고 피어난다.  

 

17시에 히라유에 도착한 후 저공해버스로 갈아 타고 1523미터 가미고지에 17시 53분에 도착한다. 고나시다이라 롯지까지 걸어서 18시 10분에 도착한다. 저녁을 먹고 소주, 양주, 맥주를 한잔씩 하고 3일 동안 함께 할 짐을 꾸린다.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라는 가이드의 말은 자신만의 짐으로만 산의 세계와 대면 하라는 등산 경험의 준칙이다.  

이국에서 첫 밤, 눅눅한 다다미방, 밖에는 비가 추적 추적 내린다. 비는 낭만적이지 않다. 우리를 혹독한 시련에 들게 하는 고산지대의 변덕스런 악조건의 하나가 되는 듯 하다. 산은 그대로인데 위험도가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설레임과 두려움, 그리고 경외로 첫 날밤 깊이 잠들지 못한다.

 

제2일 8월 15일

가미코지(上高池 1,523m)-묘진이케(明神地1,550m) 3.0km 0:37 (8분 휴식)

묘진이케-도쿠사와(德澤 1,562m) 4.0km 0:40 (20분 휴식)

도쿠사와-요코산장(橫尾 1,620m) 4.0km 0:49 (24분 휴식)

요코산장-이치노보(一の保1,705m) 2.6km 0:43

이치노보-야리사와 롯지(槍澤1,850) 1.5km 0:29 (47분 점심)

야리사와 롯지-텐구바라분기점(天狗原2,348m) 1.9km 1:45

텐구바라분기점-야리가다케산장(槍ヶ岳3,060m) 2.2km 2:04

19.2km 8시간 46분 산행(07:00~15:46)

 

5시에 기상하니 비는 그쳐 있다. 텐트에서 일어난 야영객들은 아침을 준비하고 우리는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오전에는 날씨가 맑은데 오후에 비가 오는 경우가 많아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하고 오후에 빨리 산장에 도착하는 게 좋다고 한다.

6시 30분에 아침을 먹고, 가이드와 같이 스트레칭을 하고 7시에 산행을 시작한다.

짙푸른 숲에 싸여 삼림욕을 하는 기분, 계곡의 청량한 물소리와 시원한 바람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희열과 충만함을 느끼게 한다. 왼편 계곡에서 사진을 찍으며 묘진다케를 감상한다. 복된 트레킹이다.  시탁형은 이 나이에 언제 다시 이곳에 오겠냐며 기념 사진을 찍으라고 한다.

 

 

요코 산장에서 갑작스런 사정이 생긴 조성희 팀과 헤어진다. 주목 군락지를 지나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옥색의 개울물을 감상하며 걷는다.

야리사와 롯지에서 나뭇잎으로 싼 주먹밥으로 점심을 먹고 휴식을 하는데 비가 온다. 우의를 입자 비가 그치니 종잡을 수 없는 고산의 날씨를 알 듯하다.

 

 

 

 

평지 구간이 끝나고 고도 1400이상을 오르게 된다. 한 길 한 길이 낯선 길로 체험된다. 오르막에 접어들면서 만년설이 가까워지고 나무가 없어지고 야생화가 돌밭의 일부를 차지하고 먼산의 운무가 짙어진다. 먼 산은 볼 때마다 천변만화다.

얼음 녹은 물에 세수를 하고 북알프스 모기에게 보시를 한다. 2600쯤을 넘자 고산증 증세가 현기증으로 나타난다. 천천히 걸으면서 물을 마시면서 적응하려 한다. 히말라야에 오르는 유일한 방법은 천천히 오르는 것이라고 한다.

오를 때 마다 최고 높이가 된다. 오를 때마다 특별한 체험은 개인사의 특별한 사건이 된다. 신에게 다가 가기 위해 높이 오른다고 하는데 우리가 도달해 야 할 곳은 보이지 않는다.

안개는 더욱 짙어진다. 고산에서는 이 미립자들은 어떤 기호일까? 미경험의 저 세계에 들면 무상과 무념의 가치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한국의 키 작은 산들은 키 큰 산과 무엇이 다른가?  

 

 

 

갈 지(之)자 길을 오르면 오를수록 바람과 안개는 더욱 강하고 짙어진다. 시커멓고 작은 원숭이들이 앙칼진 소리를 내며 거칠게 싸운다. 

2.2km를 2시간 넘게 걸려 도착한 야리가다케 산장, 아사히 생맥주 한잔 맛이 기똥차다. 야리가다케는 운무 속에서 보이지 않는다. 오늘 일몰을 보고 내일 일출을 보리라는 순진한 계획이 우습다.

 

 

소주와 꽁치 찌개로 위안을 하며 우리의 첫 날 산행을 자축한다. 정제용과 그 아들, 지용은 살생 분기점에서 알바를 했으나 성호의 도움으로 힘들게 합류했다.

 

 

일몰을 보았다고 자랑하는 월파가 연신 사진을 보여주는데 장려한 일몰 장면들이 카메라의 LCD창에 멋지게 있다. 안개 속에서 어떻게 붉은 일몰이 있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산장의 복도에는 화장실 암모니아 냄새가 가득하고 중층 홀에는 담배 니코틴 냄새가 가득하고 방안에는 땀 냄새가 가득하다. 스킵플로어 형에 복도가 헷갈리는 게 증축을 한 듯하다. 물티슈로 땀을 닦아 낸다.

 

산과 결혼한 한국인 심재철씨를 일본경제신문사 기자가 취재하고 있었다. 저녁 후에 눈썹이 진한 고독한 사내와 잠시 시간을 가졌다. 여기에서 3개월 일하고 카투만두에서 6개월 일한다고 한다. 일출은 2달에 5번 보았다고 한다. 하루 일당으로 7000엔을 받는 그는 한마디 한마디가 심중하다. 그는 산악인이고 우리는 도시인이다. 우리 사이에는 이노우에 야스시의 "빙벽"이 있는 듯하다. 그의 자유함과 서정을 우리는 어떤 서사로 묘사할 수 있을까? 인도에서는 삶을 고행으로 받아들이는 자와 삶을 여행으로 받아들이는 자로 분류된다고 한다. 그는 여행하고 있는 삶을 하고 있다.

20시 20분, 내일은 일출을 볼 수 있으리라는 소박한 소망으로 온갖 냄새가 가득한 생경스런 곳에서 냄새처럼 산장에 스며들었다. 북알프스의 냉엄한 다이키렛토의 직벽과 절벽을 경외하면서 머릿속으로 능선을 걷는다.  

 

투 비 컨티뉴드---------------




정재훈 계곡과 산의 사진들이 아주 인상깊어요. 다시가고싶네요
[2010-08-26]
정산 깨끗한게 어떤건지, 자연 그대로란 어떤 모습인지, 우리 환경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재훈이에게는 평생 잊지 못한 소중한 산행과 여행이 되었을 것이다.
다시 가고 싶은 마음에 아저씨도 동감입니다~~~
[2010-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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