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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SAY

   Miscellenous essay - 허접한 수필들


  
 정산(2008-08-07 17:34:41, Hit : 3792
 고속도로 휴게소 설계소묘

고속도로 휴게소 설계소묘


고속도로 휴게소 설계 소묘

 

신설되는 수도권 고속도로 OO휴게소가 다른 사무실에서 3년전에 설계되었는데 우연하게 우리가 변경설계를 하게 되었다. 조건은 종전설계의 면적과 공사비의 범위내에서 외관만 바꾸는 것으로 설계 기간은 2달 남짓.

마음이 바쁜 상태로 몇 개의 안을 프리젠테이션 했고, 절충안으로 바쁘게 설계하였다.

일이 끝나면 핑게거리가 있고, 아쉬운 마음이 크다.

 

밤늦게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면서 끄적거렸던 글들을 보니...

건축은 다음을 기다린다.

 

-고속 이동의 중간에 있는 휴식은 끊어짐이다. 이동의 연속중에 끊어지는 행위는 피로하고 바쁘다. 여유스런 공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나 플러스 하나는 둘인 공간을 피하고 싶다. 휴게소는 정교한 기계가 아니길 원한다.

 

-이곳에 왜 휴게소를 만드는가?  구릉지를 절토하여 큰 평지를 만든 곳에서 휴게소를 어떻게 인지하는가? 

음식? 건물? 입지? 서비스?

편하게 인지되자, 좋은 공간은 있는 듯 없는 듯하니 비, 바람을 막는 정도에 재료의 품성대로 그리자.

 

-트롯트 메들리, 잡화와 등산용품을 파는 트럭 앞에는 도로공사에서 써 붙인 계도문 "노점상 물건 구입의 피해자는 소비자 여러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많은 음식과 쓰레기와 암모니아 냄새.

휴게소는 특수한 삶의 장소이지만 보편적인 일상의 모습을 압축하고 있다.

 

- 캐노피가 건축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비와 햇볕을 가리는 요소를 건축화하는 일은 캐노피에 돈을 많이 쓰는게 타당한가를 고민하게 한다. 300평의 면적으로 두 개의 매스를 연결시키면서 지붕을 형성한다.

 

-휴게소는 운전으로 피곤한 고객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중정과 캐노피가 유입을 위한 요소로 기능한다.영업장은 중정을 끼워 넣어 3개로 분절하여 메뉴별로 조닝이 가능하고 그 사이의 중정은 야외매장으로 기능한다. 2개의 중정은 한 개가 되고, 나중에 설계의 마지막 시점에 흔적없이 사라진다.

 

-운영업체가 원하는 것과 설계자가 원하는 것은 원론에서는 같고 각론에서는 극명하게 다르다. 보편적인 생각들을 이야기 하는데 특수하다고 하면 누가 보편적인지?  운영업체는 종업원과 이용객의 조건을 잘 이해하고 그것을 잘 조직화한다. 일관된 기준은 "마니를 많이"였다. 휴게소는 휴식을 위한 것인지 돈을 위한 것이지 서로가 헷갈린다.

 

 

 

 

-언젠가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을 설계하게 될 것이다. 그 때 혼잡한 입, 출구, 배설하기 위해 부스앞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 남, 녀 화장실이 힐끔 보이는 것등이 해결될 것이다.

15년 전에 유럽 여행중에 본 고속도로의 화장실과 휴게소, 톨게이트등이 좋았던 건축으로 기억된다. 그 중에서도 깔끔한 화장실이 좋았고 화장실을 정성껏 설계하고 관리하는 그들의 태도를 부러워했었다. 이제 우리도 냄새나는 공간에 신경을 쓸만큼 여유가 생겼다. 화장실 경진대회가 열리고, 내부에 연못도 만들고 디자인도 좋아졌다.

양변기의 부스 앞에서 기다리지 않고, 화장실 입구 홀에서 기다리며 비는 곳을 순서대로 들어 간다. 볼일을 마치면 입구와 다른 방향으로 손을 씻고 나가면 된다. 안에서 응가하는 사람도 부스 바깥에서 항문에 힘쓸려는 (?) 사람을 부담스럽게 의식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편의점은 독립적인 위치에 있고 싶은데 편의점은 식당과 무조건 연계시키지 않으면 매출의 시너지가 없다고 하여 종전대로 식당의 코너에 만들었다.

 

-중앙 광장의 일부를 수(水)공간으로 만들자. 벽천에서 펌핑된 물이 머리 위로 흘러 연못으로 떨어지면 친수공간은 재미있지 않을까? 머리위로 흐르는 물이 일렁거리며 만드는 그림자는 색다른 기분을 줄 것이다. 관리하기 어렵다고 하여 우리 스스로 천진한(?) 생각을 거두었다. 

 

 

-차에서 내린 고객은 화장실로 향하고 식당으로 향하고 다시 차로 돌아 가는 선을 만든다. 우리가 손대지 않는 동선은 내부에서 끊기고 외부에서 이어진다. 휴게소 디자인은 리니어한 요소의 흐름을 존중하는 것이지 그것을 강제하는 게 아니다.

 

-식당과 매장은 외딴 곳에 있는 종업원의 직장이다. 종업원의 숙소는 매장의 2층에 있다. 직주근접이다. 근무시간이 많은 남자와 여자에게 이 휴게소는 좋은 직장일까?  열악한 직장일까?  낮에 뜨거운 주방에서 일하고 밤에 피곤해서 골아 떨어지는 그들에게 우리가 건축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게 생각으로는 많은데 실현되는 건 없다. 

 

 

-공공시설은 공공의 선을 추구한다. 건축주, 시공자, 설계자는 각자의 속성으로 공공의 선을 추구한다.

우리 손을 떠난 프로젝트, 공공을 위한 일(?)이 끝날 때 쯤 되돌아보니 여러 생각들을 양보하였기에 일이 끝난 것 같다. 고집을 계속 피웠다면 일의 과정이 복잡하거니와 그 고집을 무한으로 책임지는 것도 자신이 없었다. 그럼에도 서로 다른 생각들을 건축의 에너지로 승화시키지 못한 것을 설계자의 능력이라 할 것이다.

"지각된 한계(Perceived Limitation)"는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미리 정해놓고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정짓는 것인데 우리는 미실현으로 끝난 생각들을 잘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시도 하려 했던 것들을 기억하되, 무위로 끝난 것을 비관하지 않는다. 우리의 생각들이 좋다고 하더래도 그건 다른 이들에게 설계자의 폭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싫어하는 게 건축주의 횡포인데 이러면 피차일반이다.

설득과 강제사이에서 실현되지 않는 것에서 미련을 두지 말고 가능한 것에 몰입했었어야 했는데...

건축은 실현이기에 현실이다.

건축은 다음을 기다린다.

 

 

2008.8.7 정산
 




정제용 건축의 설계는 삶을 규정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네요
휴계소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잠깐 들러 급한 볼일을 보는 사람들
인간의 삶을 그대로 재현하는 설계를 보며 다양한 면을 고민하는 흔적을 보게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 실감되는 것이네요,

저도 이렇게 오늘 구강안을 설계합니다.
좌우 평형이 깨지고 잘못된 구조에 적응되어 있는 우리의 몸에 놀라면서요...

더운 여름 건강하시구요, 지리산 함께 하지 못해 무척 아쉽습니다.
[2008-08-11]
정산 입안의 세계도 작은 우주?
이가 없으면 죽을 수 밖에 없는 동물들에게 인간만이 의사가 있어 예외가 되나요?
평형이 깨지고 잘못된 구조에 적응되니 우리 몸은 경이롭지 않은 부위가 없네요.

올 여름, 꽤 덥네요.
휴가는 못갔는데, 가을에 갈려 합니다.
막바지 여름, 잘 보내세요.
[2008-08-12]  
이종민 고생했겠구나.
옆으로 쭉쭉 뻗은 선이 오랜만에 심기일전 하였겠음도 보이는듯.....
양보를 그리 마음아파 하지 말았으면......
[2008-08-18]
정산 잘 지내지?
유리매스+ 보이드+ 노출콘크리트 매스는 단순하고, 그것이 캐노피로 가볍게, 수평으로 연결된다.
우리는 감리를 할 수 없고...
현장을 기반으로 하는 메커니즘에서 1년 뒤의 상상이 어렵지(?) 않다.
[2008-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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