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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산(2010-04-19 20:52:55, Hit : 2452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
역사를 담은 건축, 인간을 품은 공간


 

사회비평과 건축을 잘 버무렸다고 생각한 글들에 대중들은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고, 건축가들은 거북했을 것이다. 20개의 리뷰에서 칭찬이 18개이고, 비판은 2개다. 칭찬의 대부분은 모르는걸 알아서 좋았다. 건축에 대해 한 마디쯤 할 수 있게 되었다 등등...

서윤영은 가장 아름다운 집은 현관문을 열어 놓고 사는 집이라고 한다. 서윤영은 공동연구실에 모여 1:500 스케일의 모형을 늘어 이 건물을 어디에 놓아야 인간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가를 말할 때도 있지만 정작 오토바이로 배달된 돈까스 여섯 접시를 작은 테이블 위에 어떻게 놓아야 하는지를 더 자주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한다. 책에는 프랑스 사회 비평에 의존한 사변과 소녀 취향의 단상들이 열거되어 있다.

학교와 병원을 감시와 훈육의 건축으로, 백화점을 욕망의 노예를 길러내는 건축으로, 뮤지엄을 약탈과 전시의 건축으로, 아파트를 유한계급의 과시적 소비라 단정한다. 학문적 통시성은 어디 가고, 사회비평 이론에 경도된 귀얇은 학생이 그려진다.

나는 서윤영의 생각들에 조목 조목 반박하기 위한 마음이 없고, 그럴 논리가 내재되어 있지 않다. 서윤영의 건축관은 개별성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서윤영의 글들이 매체로서 파장을 가진 것으로서 그녀의 생각들이 지적인 자료가 되어야 한다면 가볍고, 단정적인 문체들을 제압하는 그녀만의 학문적 엄정성의 논지들이 있어야 할 것이다.

수도꼭지를 만지면서 건축을 촉각으로 인지하고, 수영장 물을 마시면서 미각으로 건축을 인지한다고 하고, 바닥을 발로서 딛고 있으니 촉각으로 건축을 느끼고 있다고 하면 이것을 유니크한 논리라고 말할 수 있는지? ...대략 난감하다.
 

표제어가 책을 주문하게 했다. 처음에 거북한 마음으로 읽었고, 두 번째는 좋은 마음을 가지며 읽었다. 처음엔 이화여대 임석재 교수의 "건축, 우리의 자화상"을 읽을 때와 똑 같은 독후를 가졌다. 길 거리의 격문처럼 거칠고 가벼워 거북했다. 두 번째 읽으면서 모르던 지식 몇 개를 얻었을 뿐이었다. .

 

제목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 지극히 당연하다. 건축은 권력과 욕망의 현시로 자명하고 자명하다. 건축은 권력과 욕망을 말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구체적이고 실존적인 영역이다. 덧붙인 소제목 "역사를 담은 건축, 인간을 품은 공간"은 내용을 암시한다. 역사를 담지 않은 건축, 인간을 품지 않은 공간은 없다.

1부는 인간의 욕망이 꿈틀거리는 건축, 2부는 생뚱 맞게 "공간과 건축이 발신하는 다양한 메시지들" 로 익히 알고 있는 것, 알려진 것들을 지루하게 나열해 놓았다. 이를테면 조선 궁궐배치가 중국을 본 따 온 것이라든지, 성당 건축, 사찰건축은 세속과 신성이 어쩌구 저쩌구등등...

 

서윤영에게 건축은 간단해 보인다. 쇼스타인 베블린, 발터 벤야민, 장 보드리야르, 미셀 푸코, 피에르 부르디외를 접하고 쾌재를 부르는 듯 했다. 몇 개의 건축물을 설명하는 근거로 그럴듯하게 작동하는 이론에 매료된 듯하다. 사회학의 스탠스에서 건축은 당연히 설명이 가능하다.  

나는 어려운 것들(?)을 너무 쉽게 규정하고 단정하는 사람들에게 존경보다는 냉소와 부러움을 숨기지 못한다. 건축은 몇가지 틀대로 규정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아름다운 집에 대한 그녀의 수사도 보편성을 벗어난 게 아니지만 그녀의 건축관과 글들은 여러모로 나에게 거슬린다. 왜 그럴까?

학부에서 건축을 하지 않고 좋은 건축가가 된 사람을 우리는 더 좋아한다. 프랑크 로이드 라이트, 루이스 바라간, 안도 다다오, 그리고 정기용씨 등등, 그들은 학부에서 건축을 했던 사람보다 더 열심히 더 오랜 시간 건축을 탐구하며 자신만의 건축을 만들려 혼신의 노력을 다 했기에 우리들이 좋아하는 것이다. 건축의 재능은 자신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끝까지 계속하는 능력이기도 하다. 대부분 그런 게 없고 적당한 선에서 만족한다. 만족에 쉽게 이른 사람이 나처럼 깊이가 얇고 핑계가 많다. 몇 권의 책을 내고 매스컴에 관심을 끌면서 자칭 건축칼럼니스트가 된 서윤영은 만족이 이른 듯 하다.  

그녀의 책은 하나 밖에 읽지 않고, 몇 개의 인터뷰를 읽은 것으로 내가 느낀 바로 지적인 수련에서 건축가 이민아와 다르고, 건축의 체험과 사유에서 건축가 임혜지에 미치지 못한 듯 하다. 나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7년간 수학을 전공한 재기발랄한 여성건축가가 수학의 엄정한 논리가 직조된 그녀만의 유니크한 건축 칼럼을 기대한 것은 당연했고, 실망도 당연했다. 서윤영에게 건축의 시간들이 좀 경과되어야 할 듯하다. 

그녀는 책을 계속 낼 듯하다. 모두가 알 고 있는 것, 그런 것이 아닌, 전공의 나열이 아닌, 힘들여 만들어 낸 것, 서윤영만의 독창적인 것들을 담은 책이 나올지, 지금처럼 그저 그런 책이 나올지 관심을 가져 본다. 책에서 무엇을 읽어 내는 것은 전적으로 독자의 지적 능력임에도 나의 무식과 무능을 그녀에게 전가하면서 그녀를 칭찬하지 못하고 인터넷에 떠 있는 흉보는 리뷰들을 한번 더 읽는다.

 

2010.4.19 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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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인간의 욕망이 꿈틀거리는 건축
1. 감시와 훈육의 건축 - 학교와 병원, 감옥
2. 욕망의 노예를 길러내는 건축 - 백화점
3. 약탈과 전시의 건축 - 뮤지엄
4. 욕망과 모방소비의 건축 - 아파트 모델하우스

2부 공간과 건축이 발신하는 다양한 메시지들

1. 건물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 마음과 건축
2. 건물을 먹고 만지다 - 오감과 건축
3. 바라볼 뿐 다가갈 수 없는 그대 - 권력과 건축
4. 지고한 권력의 정점 - 빛과 건축
5. 인간의 근원적인 고통을 치유하다 - 불과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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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윤영의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를 발견하고 사게 되었다. 표지를 보고, '권력', 그리고 '욕망'이라는 말에 끌렸기 때문이다. 읽고 난 소감은 "낚였다"에 가깝다.

서윤영은 푸코의 <감시와 처벌>을 인상깊게 읽은 듯 싶고, 발터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대학원 박사 수업에서 들은 것 같다. 덕택에 1부 '인간의 욕망이 꿈틀거리는 건축'은 이야기가 잘 모아지는 편이다. 하지만 좀 졸립다. 파놉티콘의 맥락으로 학교와 병원, 감옥을 읽어내는 건 이미 20년 동안 한국에서도 너무나 많이 들어본 이야기이고 건축도 그 프레임에 업혀 있을 따름이다. 백화점에 대한 이야기는 베블렌이 충분히 한 듯하다. 물론 나는 건축에 대한, 마케팅 담론에서 어떻게 건축을 읽어내는 지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몇 가지의 정보들은 얻게되는 수확이 있었다. 뮤지엄(구태여 왜 뮤지엄인가)에 대한 이야기들은 생각하지 못했던 점들을 좀 알려준다. 이를테면 박물관과 도서관의 차이, 그리고 궁정 귀족들의 수집 취향. 하지만 뒤 장의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대한 이야기들은 다시금 부르디외의 재판이다. 이론을 정리하기 위해 사례를 수집해온 듯 하다.

2부의 '공간과 건축이 발신하는 다양한 메시지들' 이야기는 이제 아예 산으로 가버렸고 난 졸기 시작했다. 1부는 그래도 꽉 잡고 사회과학적 분석을 그래도 하는 듯 했으나, 2부에서는 점점 분석은 없고 이야기들은 슬슬 병렬하기 시작한다. 이야기가 늘어지다가 "
모든 건물은 우선 기능에 충실하여 그에 합당한 구조를 갖추어야 하는데, 그 기능과 구조가 충일할 때 나오는 형태가 가장 아름다운 형태라 할 수 있다(p.264)"이 마무리가 된다.

특별한 언급이 없다가 난데없이 '기능주의자'가 되어버린 서윤영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했다. 몇 가지 기술적인 이야기들이 나온다는 점은 초심자인 나한테 굉장히 좋은 것이었다(이를테면 건물의 폭 : 높이의 적정 비율, 도로와 건물 높이의 적정 비율 등). 하지만 그 이상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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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보고서는 보다 역사적 정치적 내용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책을 받고 첫 Page 를 읽고 나서는 뭔가 여류 소설가의 신작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오후 찻집에서 옆자리에서 쉴새 없이 떠들어대는 이야기를 어쩔 수 없는 듣는 듯한 기분이었다.

너무 넓은 행간 너무 두꺼운 종이 Page 를 늘리려는 의도라고 생각 되었다. 방금 인터넷에서 찾은 듯한 해상도 마저 떨어지는 흑백 사진을 보며 건축 관련 책의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혹시 강의에 쓰는 교재로 만들어 진게 아닐까?

서점에서 먼저 봤다면 절대 구매 리스트엔 올리지 않았을 거다.

내용을 살펴 보자 여기 저기 신문 기사에서 접했을 법한 내용들이다. 백화점엔 시계와 창문이 없다. 층별 매장 배치는 철저히 매출을 기준으로 한다. 그리고 이것 저것.

교양용 책이었을까 그렇다기엔 전문용어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 건축에 관심이 많을 사람을 대상으로 하였다기엔 또 너무 진부하다.

이 Review 를 올리면 다시는 Reviewer 로 뽑히지 않을 것 같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건축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또 Review 에 혹해서 책을 사게 하고 욕 얻어 먹기 싫은 사람으로서 솔직하게 올린다. 

 




이종민 어지간한가 보다. 안볼래! ㅎㅎ...고맙다. 봄같지 않은 봄이다. 세상은 어수선하고......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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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 잘 지내고 있다. 너도 잘 지내고 있지?
4월에 함박눈이 내리고... 바로 여름이 올 것 같네...
세상은 누구 말대로 꿈같은 현실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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